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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김장하의 조용한 선행, 진짜 어른의 의미, 남긴 울림

by wotns 2025. 5. 23.

 

경남 진주 한약방에서 시작된 조용한 선행의 60년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는 경남 진주의 남성당 한약방에서 60년간 묵묵히 살아온 한 남자의 삶을 따라간다. 김장하 선생은 평범한 한약사로 시작했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는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이웃과 사회,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영화는 그의 일대기를 전형적인 성공담이나 영웅담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장하 선생의 삶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회고, 장학생들의 증언, 지역사회에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조용하지만 강렬한 선행의 본질을 묻는다.
김장하 선생의 선행은 남몰래, 그리고 꾸준하게 이어졌다. 가난한 학생들이 한약방을 찾아와 학비 걱정을 털어놓으면, 그는 아무 조건 없이 장학금을 내주었다. 그렇게 그가 지원한 학생은 천 명이 넘는다. 장학생들은 훗날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해 다시 한약방을 찾았고, 김장하 선생은 그저 “줬으면 그만이지”라며 담담하게 응답했다. 그는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해 8년 만에 국가에 기부했고, 형평운동 기념사업, 여성 인권, 환경 보호, 문화 예술 등 사회 곳곳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영화는 김장하 선생이 직접 인터뷰에 나서기를 꺼리는 성정 때문에, 그의 주변인들, 장학생, 이웃, 지역 언론인들의 증언을 통해 그의 삶을 추적한다. 김주완 기자가 베테랑 기자로서 김장하 선생의 곁을 졸졸 따라다니며, 그의 내면과 신념에 다가가려 한다. 영화는 한 사람의 선행이 어떻게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지 보여준다. 김장하 선생은 “돈은 똥과 같아 모아놓으면 악취가 진동하지만 뿌려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는 철학으로, 자신의 부를 사회의 거름으로 썼다. 그는 자가용 없이 도보와 대중교통, 자전거를 이용하며 검소하게 살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남을 도왔다.
<어른, 김장하>는 단순히 한 사람의 선행을 찬양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김장하 선생의 삶에 명과 암이 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무조건적인 지원과 선의가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60년간 이어온 조용한 선행과 헌신은 지역사회와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영화는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다”라는 김장하 선생의 말을 통해, 진정한 어른의 힘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진짜 어른의 의미, 꼰대와의 차이 그리고 신념의 실천

영화 <어른, 김장하>는 ‘어른’이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를 되찾는다. 오늘날 ‘어른’이라는 말은 종종 가부장적이거나 권위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김장하 선생의 삶은 ‘꼰대’와 ‘어른’의 차이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김장하 선생은 결코 말로 가르치지 않는다. 스스로 살아온 삶과 행동으로 후배와 후세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침을 전한다. 그는 장학금을 주면서도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신념과 실천으로, 후배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김장하 선생의 신념은 남명 조식 선생의 “많이 안다는 것만으로는 지식이 아니다. 아는 것을 실천해야 진정한 지식”이라는 말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는 한약방을 운영하며, 아픈 사람들이 준 돈으로 살아가는 것이 큰 죄책감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 부를 가치 있게 쓰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는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과 자전거, 도보로 이동하며, 자신의 옷 한 벌도 허투루 사지 않았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 그리고 남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실천이야말로 진짜 어른의 모습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어른, 김장하>는 우상화나 영웅주의에 빠지지 않는다. 영화는 그의 삶에 명암이 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모든 선행이 반드시 좋은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한다. 김장하 선생은 지역신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었지만, 때로는 그 지원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 영화는 장엄한 음악이나 과장된 연출 없이, 담담하고 절제된 시선으로 김장하 선생의 삶을 비춘다.
그의 삶은 구도자적이다. 60년 동안 한약사로, 독지가로, 후원회장으로, 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살아오면서도, 그는 늘 자신을 내세우지 않았다. 영화는 김장하 선생의 뒷모습을 통해,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다른 이를 위해 쉼 없이 사부작사부작, 꼼지락꼼지락 걸어가는 어른들의 존재가 이 사회를 지탱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갚아라”라는 그의 말은, 진정한 어른의 겸손과 책임감을 상징한다.
오늘날 어른의 부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시대에, <어른, 김장하>는 어른다움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김장하 선생의 삶은 젊은 세대는 물론, 이미 어른이 된 이들에게도 깊은 깨달음을 남긴다.

남긴 울림과 사회적 유산, 평범함의 위대함을 말하다

<어른, 김장하>는 한 사람의 조용한 선행이 어떻게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 그리고 세대 전체에 울림을 남길 수 있는지 보여준다. 김장하 선생이 운영하던 남성당 한약방은 2022년 문을 닫았지만, 그가 남긴 가르침과 나눔의 여운은 사라지지 않는다. 영화는 김장하 선생의 삶이 단지 개인의 성공이나 선행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유산으로 남아 있음을 강조한다.
그가 지원한 장학생들은 ‘김장하 키즈’라 불리며,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해 사회에 기여한다. 김장하 선생은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다”라고 말하며, 특별한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유지한다고 믿었다. 그의 삶은 평범함의 위대함, 그리고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영화는 김장하 선생의 삶을 통해, 각자도생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지켜야 하는지 묻는다. 그는 자신의 선행을 자랑하지 않고, 언론 인터뷰도 거부하며, 도움을 받은 이들에게도 “내게 갚지 말고 사회에 갚으라”라고 당부했다. 영화는 그의 겸손과 실천, 그리고 조용한 선행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의 모습임을 보여준다.
<어른, 김장하>는 진정한 어른의 의미,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영화는 “어른은 없고 꼰대만 가득한 시대,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하는 작은 선행과 배려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임을 강조한다. 김장하 선생의 해맑은 웃음과 담담한 태도, 그리고 묵묵한 삶의 자세는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결국 <어른, 김장하>는 한 사람의 선행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평범함이 얼마나 위대한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이 작품은 어른의 부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오늘날, 우리 모두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장하 선생의 삶은 우리 모두에게 ‘진짜 어른’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는, 시대를 초월한 귀감으로 남는다.